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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없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집『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을 모른다』의 저자 정성수의 신작 시집. 시인의 일상을 꾸밈없는 언어로 그렸다. 전생에 무엇이었을까? 나는 생각했다. 아마 소리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확신은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내 가슴속에서 많은 소리들이 자꾸만 몸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아우성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리 한 대목 제대로 부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것은 이승으로 건너오는 동안 목소리를 잃어버린 탓이리라. 왜 잃어버렸는지 뚜렷한 기억은 없다. 다만 잃어버렸고 잃어버렸기에 이승에서 글쟁이가 되었나보다. 이제, 소리대신 글이야말로 내 인생의 마지막 위안이다. 이승에서 길가에 피고 지는 수많은 풀꽃들을 보면서 삼류 글쟁이도 꽃이 피고지는 것을 알고 꽃마다 향기가 있다는 것을 ..
시집『울어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을 모른다』의 저자 정성수의 신작 시집.
시인의 일상을 꾸밈없는 언어로 그렸다.

전생에 무엇이었을까?
나는 생각했다.
아마 소리꾼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확신은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내 가슴속에서 많은 소리들이 자꾸만 몸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 아우성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소리 한 대목 제대로 부를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것은 이승으로 건너오는 동안 목소리를 잃어버린 탓이리라. 왜 잃어버렸는지 뚜렷한 기억은 없다. 다만 잃어버렸고 잃어버렸기에 이승에서 글쟁이가 되었나보다. 이제, 소리대신 글이야말로 내 인생의 마지막 위안이다. 이승에서 길가에 피고 지는 수많은 풀꽃들을 보면서 삼류 글쟁이도 꽃이 피고지는 것을 알고 꽃마다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삼류로 폄하했다고 말하지 마라. 삼류에게도 따뜻한 시선과 뜨거운 가슴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 세상에‘향기없는 꽃이 어디 있으랴’생각하며 펜을 놓치않는 한 글쟁이는 삼류도 행복하다.
정성수

전북 익산 출생.
전주교육대학교 졸업.
원광대학교 졸업.
1994년 서울신문에 시 "작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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