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사랑의 절대 공감, 임은희가 4년 만에 선보인 로맨스 소설 『후아유(Who Are You)』
10대 미혼모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 『어린 엄마』로 인터넷 소설의 지평을 넓혔던 임은희 작가가 4년 만에 신작 『후아유』를 출간했다. 러브리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던 임은희는 그동안 8권의 로맨스 소설을 쓴 1세대 인터넷 소설작가. 허구성이 강했던 다른 인터넷 소설과 달리 10대들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청춘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아픔을 그려 많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던 작가이다. 특히, 임은희는 진지하고 섬세한 문체로 사랑의 애절함을 담아 특유의 작품 세계를 갖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에 나온 소설 『후아유』는 작가의 성숙미가 돋보이는 작품. 예지몽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로 우리 시대의 사랑법과 시대를 불문하고 변치 않는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여자 주인공 아리가 꿈속에서 만나 사랑했던 남자 주인공 이언을 현실에서 만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운명처럼 시작된다. 그러나 모든 사랑이 그러하듯 이들의 사랑은 결코 쉽지 않다. 이들 사랑의 주변에는 그것이 간단한 연애감정이든, 어두운 집착의 그늘이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온전히 걸었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
남자 주인공 이언은 사춘기 시절 삶에 지렛대가 되어 주었던 규완이 자신을 대신해 죽었던 과거 때문에 사랑 한번 하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 간다. 그런 이언을 어려서부터 홀로 마음에 품은 채 비틀린 사랑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나, 가나의 이언에 대한 사랑을 알면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규완. 규완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 수없이 엇갈리는 사랑 속에서 이언과 아리는 사랑의 운명선을 지켜갈 수 있을까?
『후아유』는 사랑을 하면서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사랑의 성장통과 그 고통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랑’이라고 이름 붙인 수많은 왜곡된 사랑의 모습이 낱낱이 드러나기도 하고, 인간이 사랑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비겁하고 비인간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으로 인해 인간이 인간다운 아름다운 모습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수능 전날, 아버지의 외도를 알게 된 뒤 두 번이나 시험을 볼 수 없었던 여자 주인공 아리. 마치 정신적 성장을 멈춘 사람처럼 엄살과 눈물로 살던 그녀는 이언을 만나면서 성숙한 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귀하게 자랐지만 부모의 이혼과 친형처럼 따르던 규완의 죽음을 통해 삶을 무의미하게 살아가던 이언 역시 아리를 사랑하게 되면서 산다는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왜곡된 사랑으로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던 가나는 진실한 아리의 사랑을 보면서 사랑이란 옆에 두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갈망하고, 갈망한 만큼 사랑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늘 미성숙하다. 그러나 어설프고 불완전한 사랑의 모습이 바로 진실한 사랑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임은희 (필명:러브리걸)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수원에서 청소년기를 지냈다. 20살 때 인터넷에서 소설을 읽다가 독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자기 색깔 분명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꼬마야 사랑해』를 시작으로 『나는 그놈의 전부였다』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슬픈 소설’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그 후 전문적인 문학 수업을 받기 위해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였다.
슬픈 영화나 발라드 음악에 빠져 눈물을 줄줄 흘리는 여린 감성을 타고 났으나 어린 나이에 세상의 굴곡에 직접 부딪히면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 야무진 삶의 자세를 갖고 살았으며, 늘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좌우명을 가슴 한가운데 품고 산다. 그동안의 공백을 깨고 4년 만에 쓴 이번 소설 『후아유』는 사랑에 한층 성숙해진 작가의 숨결이 가득한 작품.
1982년생으로 1남 2년 중 막내이며 별자리는 게자리.
작품 _
『꼬마야 사랑해』 『어린 엄마』 『은겸에게』 『그 애는 나를 친구라 부른다』 『천사를 만나본 적이 있나요?』 『나는 그놈의 전부였다』 『내 앞으로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등이 있으며 인터넷 대표작가 4인방이 함께 쓴 릴레이 소설 『천사의 향기』가 있다.